Dongguk University
상담수기 2
봄비가 주룩주룩 와 매우 쌀쌀했던 날, 저는 상담센터를 처음 방문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성 친구와의 이별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사실 중학생 때부터 몰래 마음속에 꾹꾹 눌러왔던 우울과 자책이 이별이라는 슬픔과 함께 올라와 심각하게 무기력함을 느꼈고, 극단적이지만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다는 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학생 때는 모든 친구가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지 알았고, 그게 아니라고 알게 된 고등학생 때는 ‘수능’과 ‘기숙사’라는 장벽이 심리 상담이 간절했던 저의 감정을 스스로 부정하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심리 상담을 성인으로서 혼자 받을 수 있는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우울과 자책의 감정을 계속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는 참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하였습니다.
다행히도 학교 상담심리센터에서 개인 상담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어 간단한 검사를 하고, 몇 주가 지난 이후 개인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쉽게 할 수 없던 가족사와 제 감정들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정을 이렇게 편하게 만들지 예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한없이 무기력했던 저는 무기력한 감정을 없애는 법과 감정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에 대해서 알아보기도 하였고, 진로를 찾는 것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슬픔만 남겼던 이성 관계를 누구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리고 이성 친구가 생겼을 경우 어떻게 잘 싸워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10주간의 개인 상담이 끝난 지금, 마음이 정말 편합니다. 또한, 감정이 한없이 가라앉을 때 이를 그만 두는 법도 스스로 터득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앞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고 싫었지만, 지금은 그 사실이 나름 괜찮은 것 같고 당당하게 살아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개인 상담을 처음 시작할 때 ‘내가 변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지만, 이제는 말 못 할 사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개인 상담을 꼭 추천해주고 싶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저를 이렇게 많이 변화시키고 성장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