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guk University
상담수기 5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그러하듯 저 또한 우울함을 극복하거나 기분전환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2년간 반복되는 감정기복과 무기력함에 이미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하였고 그런 스스로에게 비난과 질타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러던 화중 한 학우의 추천으로 교내 상담센터를 추천받아 방문하게 되었고 총 6개월가량의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상담을 시작하였을 때도 저는 끊임없이 제 자신을 경계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과거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저를 손가락질 하거나 끝내 미워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경계하는 와중에도 저는 누군가에게 이러한 아픔을 털어놓으면 그들 또한 함께 괴로워하였고 그것은 마치 커다란 짐을 얹어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매 번 제대로 된 해답도 찾지 못하고 저는 끊임없이 방황하였습니다. 넓고 넓은 세상에서 저 혼자만 주눅 들어 무엇을 해도 외롭고 우울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무작정 의지하고 그 과정에서 작은 일에도 크게 상처받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존재 자체로도 큰 힘이었습니다. 그동안 아팠던 많은 일들, 스스로 의문만 가져야했던 알 수 없는 감정 패턴에 대한 질문도 해보며 마치 밀린 수수께끼들이 하나씩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이토록 초라했던 저는 처음으로 나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였고 어두운 시기 또한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가 흐르고 매 주 상담 또한 일상의 일부로 스며들며 한 주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감정의 변화를 지각하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다시 우울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할 수 있었으며 흔들리지 않았을 땐 ‘잘했다’라는 진심어린 칭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만큼 오기까지도 얼마나 많은 흔들림이 있었는지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해답을 제시해주시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셨기에 포기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상담은 수동적인 형태가 아닌 스스로에게 해답을 찾게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칭찬과 위로를 보내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올 한 해가 시작하면서부터 시작한 저의 상담은 두 번의 계절이 바뀌어 뜨거운 여름을 맞아하였습니다. 상담을 마무리하며 저는 어느 때보다 가장 단단하고 평온한 내면을 마주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다시 아픈 일이 오더라도 저는 지난 시간동안의 괴로움을 스스로 극복하였고 아픔에서 일어날 수 있음을 배웠기에 이 교훈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신체만큼이나 정신 건강 또한 무척 중요하지만 많은 분들이 놓치고 아픔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상담을 통해 상처가 아닌 깨달음과 교훈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교내에 위치하고 있는 점, 학기 중 시간표에 맞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점, 더불어 고가의 상담을 무료로 진행할 수 있는 점은 동국대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슬프고 힘겨울 수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상담의 가치를 느끼고 건강한 자아와 함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